2011년 12월19일 김정일의 사망 소식이 전해질 무렵, 행복한 점심을 먹고 있었다. 누군가는 주가를 확인하고, 누군가는 김일성을, 누군가는 전쟁을 말했다.
김정일은 최근 1~2년간 미친듯이 돌아다녔다. 그는 자신의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알고, 내 자식 잘 봐 주소 하는 심정으로 중국과 러시아를 그렇게 오갔을까. 생명을 갉아 먹는 여행. 그 열차 안에서 김정일이 숨졌다.
김정일의 사망으로 한 시대가 저물었다. 남북의 새로운 관계 정립, 미래는 아무도 모르지만 분명한 건 지나간 시간을 되돌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후계자로 김정은이 아니라 김정남이나 김정철이 선택됐으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을 해본다.
김정일이 김정은을 안쓰러운 눈길로 쳐다보는 지난 신문 1면이 떠올랐다. 아마 김정은의 미래도 별 다르지 않을 것이다. 북한의 3대 세습은 달리는 굴렁쇠와 같다. 멈추는 순간, 쓰러진다. 하지만 어쨌든 멈춰야 하고 멈출 때를 기대한다. 그게 행복한 미래였으면 좋겠다.
큰 사건이 있는 날 편집자의 가슴은 두근댄다.하지만 김정일 사망, 그 5자 외에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대부분의 신문이 김정일 사망으로 헤드라인을 뽑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신문마다 조금씩 차이를 보였다.
1. 경향신문의 최근 편집 스타일을 그대로 반영한 지면이다. 최대한 단순하게, 그러나 힘있게.
김정일이 김정은을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사진 선택은 정말 잘 한 것 같다.
2. 굳이 불필요한 제목을 단 건 아닐까.
3. 김정은에 초점을 맞췄다. 공교롭게도 조선일보도 마찬가지.
김정은과 김정일이 함께 있는 사진 그러나 아무런 메시지도 없는 사진 선택.
4.
5. 석간이라 하루 먼저 김정일 사망 소식을 담았다.
심장쇼크와 급사란 팩트를 더 담았다. 당일 신문에서나 가능한 제목이 아닐까.
다음날엔 이미 뉴스가 아니기에.
6. 레이아웃이 정말 거칠다. 굳이 이렇게 해야 했나. 꼭 호외판 같다.
7. 시계제로 란 말이 대체 뭔가. 앞이 하나도 안 보인다는 건가. 시계가 멈췄다는 건가. 아마 앞이 하나도 안 보인다는 표현 같다. 이런 큰 사건에 자의적인 더구나 어려운 한자어를 넣은 건 왜일까.
8.
9. 기로에 서다. 사진과 제목의 절묘한 어우러짐.
10. 단순하게 힘있게. 저 여백은 무슨 의미일까. 물어보고 싶다.
11.
12. 조선, 동아와 비슷한 제목
13. 장의위원 1번이란 팩트로 김정은의 3대 세습을 보여주려 했나. 하지만 장의위원이 뭔지 순간적으로 느낌이 확 와닿지 않는다.
정부가 이틀동안 전혀 몰랐다는 기사를 배치한 건 적절한 것 같다.
